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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동현 | 2017.02.13 23:50 | 조회 3022

    16층에서 떨어진 아이를 살리신 하나님

                                        

    201611월 어느 토요일 오후에 큰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려고 준비하는데 올해 여섯 살인 둘째 아이가 함께 가지 않고 TV라바만화를 보겠다며 떼를 부렸습니다. 둘째는 평소에 라바프로그램을 좋아했고 몇 분 정도 혼자서도 잘 있던 아이였습니다. 그리고 데리고 나가더라도 힘이 들 것 같아서 큰 걱정 없이 문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예상외로 소아과에 사람들이 붐벼서 둘째 아이가 은근히 걱정이 되었습니다. 회사에 출근한 아이 아빠에게 전화를 해서 민우가 혼자 있으니 집에 갈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다행히 조금 있다 갈 수 있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안심하고 있는데, 몇 분 후 남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아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전 대수롭지 않게 에이 어딘가에서 자고 있겠지 장롱 속이랑 잘 봐봐 전에도 그랬었잖아.”라고 대답했지만 그때부터 불안감이 서서히 저를 엄습해 왔습니다. 남편에게서 다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다급한 목소리였습니다.

    민우 떨어져있어!”

    , 뭐라고? , 놀다가 놀이터에서?”

    아니, 아파트 화단에 떨어져 있어

    둘째 아들 민우가 아파트 화단에 떨어져 있다는 이야기였는데 저희 집은 16층입니다. 남편은 다급하게 전화를 끊었고 저는 부랴부랴 큰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갔습니다. 구급차가 민우를 싣고 병원으로 간 뒤에 저는 집에 도착했습니다. 남편에게 다시 전화해서 물어보니 떨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지나가던 아주머니 두 분이 119에 신고했고, 아이는 엎어진 상태로 울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울면서 민우가 정신은 잃지 않았는지, 어디 부러진 데는 없는지, 상태는 어떤지 물어보았습니다. 119 구급대원과 남편이 보기에 외관상으로는 괜찮아 보인다고 하였습니다. 나뭇가지가 몇 개 부러져 있었다는 말과 함께요.

    전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나에게 무슨 이렇게 큰일이 일어난 거지?’라는 엄청난 생각이 몰려오면서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해 보니 아이 옷을 다 벗겨 놓은 채로 목에 깁스를 해놓고 심전도도 체크하고 아이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놀라서 자지러지게 울고만 있었습니다. 전 정말 너무 기가 막혔고 그 상황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일단 CT를 찍어야 합니다.”

    응급의사의 말에 CT를 찍었는데 신기하게 폐에 공기가 조금 찬 것 말고는 머리, 장기, 골절 등 모두 괜찮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늘이 도왔습니다. 천운입니다! 저도 의사생활 오래 해 봤지만 일단 외관상 이렇게 멀쩡하고 검사결과도 이런 건 처음 봤습니다.”

    일단 안심은 했지만 집중치료 병실에서 치료받는 아이를 보며 불안감과 무서움이 계속 엄습했습니다. ‘정말로 저 말이 사실일까? 16층에서 떨어졌는데 과연 온전할 수 있을까? 검사 결과는 그렇다 해도 나중에 아이가 장애를 입거나 잘못되면 어쩌지? 그 크지도 않은 여리디 여린 나뭇가지 몇 개가 16층에서의 충격을 전부 흡수해 줄 수 있었을까?’

     

    이틀 후에 집에 들렀다가 부러진 나무를 보고는 더 실망스러웠습니다. 엄청 잎이 풍성한 나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다행히 가지는 1개도 2개도 아닌 3개가 부러져 있었습니다. 가지의 두께는 성인 여성 얇은 팔 두께 수준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민우는 기다려도 엄마가 오지 않으니까 현관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는데 잘 열리지 않자 다용도실 베란다에 있는 김치 냉장고에 올라가서 밖을 내다보려다가 추락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오만 가지 무서운 생각이 밀려와서 이틀 동안 거의 잠도 못 자고 먹지도 못했습니다. 죄책감과 두려움으로 새벽에 병원에서 혼자 숨을 죽이고 울었습니다. 아이는 첫날 잠도 잘 못자고 몇 분 간격으로 깨서 울었습니다. 새벽에는 놀래서 일어나더니 눈이 동그래져서 자꾸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또 앉아 있지도 못하고 만지기만 해도 자지러지게 울었습니다. 전 한숨과 눈물로 일단 교회 사모님께 기도를 부탁하려고 연락을 드렸습니다. 사실대로 말을 할 수가 없어서 어디서 좀 떨어졌다고만 말씀을 드렸습니다. 병원에서 아이 간호를 하면서 생각이 자꾸 밀려오니 너무 불안하고 무서웠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할 수밖에 없었고 하나님이 일을 안 하시면 인간의 상식으로는 저 아이가 온전히 살 수 없겠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입원 후 첫날 밤을 힘들게 보내고 아이는 그 다음날부터 조금씩 먹기도 하고 힘도 생기면서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머리는 과연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하루하루 지나며 회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이는 평소의 모습 그대로 유치원도 다니고 집에 와서 재롱도 피웠습니다. 또 교회 크리스마스 행사에서 유치부 율동도 하였습니다.

    하나님, 정말 감사합니다.”

    하나님이 우리 민우만 살리신 게 아니라 우리 온 가족을 살리셨습니다.

    애교도 많고 정말 예쁜 짓도 많이 하는 우리 둘째 아이를 보면서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기도가 절로 나옵니다. 내 곁에서 숨 쉬고, 먹고, 놀고, 까불고, 모든 것이 저에게는 행복 그 자체입니다. 교회에서도 간증을 하였는데 꼭 제가 꿈을 꾸는 것 같고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제 생애에서 가장 큰 일을 겪었지만 제 곁에는 하나님이 계셨습니다.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모른 체 하지 않으시고 우리를 도우신 겁니다.

    전 구원 받은 지 참 오래됐습니다. 23년의 세월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전 교회 안에서 결혼도 하지 않고 제 생각을 따라 결혼을 하였습니다. 구원받지 않은 남편으로 인해 혼자 교회에 오는 것이 너무 싫고 가족 단위인 교회 분위기 속에서 저 혼자 다니는 게 정말 싫었습니다. 그래서 신앙생활도 스스로 포기하고 난 안 돼라는 생각이 수시로 들어서 점점 교회도 멀리한 채 아이 키우고, 일하고, 돈 버는 데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이 일로 인해 하나님께서 제게 무엇을 가르쳐주고 싶으신지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마음을 낮추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겨울 수양회도 가기 싫었는데 목사님께서 일단 수양회 다녀오라고 하셔서 가기 싫은 마음을 꺾고 아이들과 함께 수양회에 갔습니다.

    올해 8살인 큰아이는 주일학교 캠프에서 구원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하나님이 저를 위해 이런 일들을 하시려고 제게 그 큰일을 허락하셨을까요? 올해 신년사 말씀 내가 너를 이방의 빛을 삼아 너로 땅 끝까지 구원하게 하리라 하셨느니라 하니라는 사도행전 말씀에 의지해 구원받지 못한 남편을 위해 복음도 전하고 기도도 하고 싶습니다. 또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큰아이가 학교 생활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있지만 하나님이 말씀을 주셨습니다. ‘나사로를 살리신 예수님께서 우리 아이들도 온전케 하시겠구나.’하는 마음이 듭니다. 올해는 남편이 구원받는 것과 아이 키우는 문제를 두고 기도하면서 제게 주신 말씀을 기억하며 절망이 아닌 소망으로 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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