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 강은경 | 2011.10.20 15:22 | 조회 5713



    2011년 8월31일 아이티, 도미니카 의료봉사를 떠나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가기 전 난 눈병에 걸려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다. 아픈 사람을 돕겠다는 의료인이 오히려 그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까? 망설였지만 예매된 티켓과 명단 때문에 갈 수 밖에 없었다. 꼬박 24시간 비행 끝에 아이티에 도착! 확~~밀려오는 더위..찜통이 따로 없었다.

    우리가 진료할 곳인 아이티 포르토프랭스 시청은 2010년 대지진으로 피해를 봤지만 정부의 도움으로 다시 아름다운 곳으로 재탄생되었다고 했다. 우린 짐을 풀기도 전에 진료장소에 가서 늦은 시간까지 물품정리와 진료준비를 했다. 23명의 의료인과. 7개의 진료팀, 현지 자원봉사들로 구성된 의료봉사팀! 나는 한국에서 간호사로 생활하면서 환자나 생명에 대해 냉대해져 갔고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것이 이번 아이티행에 함께 하게 된 계기였다 함께 한 다른 분들도 초롱초롱 한 눈빛이 나처럼 내일을 기대하는 듯 싶다.

    새벽5시 기상.. 아침식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진료장소에 준비되어 있었다. 진료시간은 정해져 있었지만 대부분의 진료팀 들이 쉬는 시간 없이 진료를 했다. 난 치과팀 에 합류하였다. 많은 분들이 진료를 받고자 매일같이 긴 행렬을 이루었다. 아이티는 불어를 사용한다. 각 진료실에 1~3명이상의 현지봉사자들이 투입돼 통역을 도와줬다 통역을 하지만 의사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오해를 살 때가 종종 있었다. 그렇지만 그리 큰 문제가 되진 않았다. 그들의 손짓과 눈빛으로 맘을 읽을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티에서 4일 동안 2800명의 환자를, 도미니카에선 2~3일 동안 600명 가량 환자를 진료했다.

    진료를 기다리면서 사람에 밀려 넘어지고 서로 싸워 팔이 골절이 되어 깁스를 한 환자도 있었다. 생에 단 한번이 될지도 모르는 진료이기에 목숨을 걸고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간단한 치료만 해도 되는 치아를 뽑겠다고 온 환자가 많았다 알고 보니 이곳에선 대부분의 사람들이 치료할 돈이 없어 이를 거의 뺀다고 한다.

    생후3주도 안된 애기는 숨쉬기가 버거워 보였다. 태어나서 엄마의 젖을 먹어 본적이 없다고 한다. 엄만 15살 어린 소녀였다. 3일 동안 꾸준히 수액을 맞더니 이젠 제법 힘이 생기나 보다. 손가락도 움직이고 제법 소리 내어 울기도 했다. 그제야 엄마의 마음도 녹아내리나 보다.. 그 큰 눈으로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히는 데 우리의 마음까지 따뜻했다.

    17살의 한 소년! 오른쪽 눈썹위에 탁구공만 한 지방종으로 인해 눈을 뜨기가 힘들어 보였다. 바로 수술준비를 했다. 생각보다 지방종의 주머닌 깊어 수술시간이 길어졌다. 많이 아픈지 계속 “맘미 맘미~”를 외쳤다 몇 시간 후 수술이 끝났다. 지방종이 제거된 소년의 얼굴은 정말 예뻤다. 소년도 대만족인지 굿~!,엄지손가락을 높게 들어주었다. 의료봉사팀 한 사람 한사람은 나약한 사람일 뿐인데 서로 뭉치니 아주 크나큰 힘이 되어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몸은 지쳤지만 우리마음에 희열이 솟는다. 남을 돕는 기쁨은 그런 것이었다.

    2011년 굿뉴스 의료봉사회 단원 노윤선 간호사

    수정 답변 삭제 목록
    34개(3/3페이지)
    이전 글쓰기새로고침
    처음페이지이전 10 페이지123다음 10 페이지마지막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