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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동현 | 2019.03.19 02:38 | 조회 1599





    2019
    18일 밤 11시 남편회사 이사님으로부터 다급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남편이 싱가포르 출장 중 저녁을 먹은 후 숙소로 가는 중 차안에서 의식을 잃어서 응급실에서 조치를 취했지만 의식이 없다는 연락이었다. 병원에서 급하게 보호자를 찾으니 내일 일찍 싱가포르에 가야 한다고 하셨다.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나는 망연자실하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초등학교 4학년 막내딸은 겨울캠프 짐을 싸고 나는 싱가포르에 갈 짐을 싸는데 눈물이 앞을 가리고 정신이 없었다. 이사님의 도움으로 기차표, 항공표를 끊을 수 있었고 오후 비행기로 출국해 저녁 8시 무렵 싱가포르 공항에 도착했다.

    가는 도중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목사님이 전해주신 말씀과 형제자매님들의 기도를 의지해서 갔다. 하염없는 눈물과 수많은 생각들이 스쳤지만 남편과 나를 붙들고 계시는 분은 하나님 한 분이란 사실이 염려와 두려움을 모두 물리쳐 주었다.

     

    현장에 같이 있던 직장 상무님이 마중을 나오셔서 병원중환자실에 들어갔는데 머리부터 발까지 수십 개의 호스와 줄들이 달려 있고 이미 저체온치료가 들어가 차갑게 식고 굳어져 있는 남편의 모습을 본 순간 울지 않겠다는 다짐도 다 소용이 없고 나는 너무 무섭고 놀라서 나도 모르게 울부짖을 수 밖에 없었다.

     



    텔레비전에서나 본 듯한 남의 일로만 여겼던 현실이 눈앞에 있는데 남편이 어떻게 될 것만 같아 너무 두렵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 정신을 추스르고 보니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나에게는 하나님이 계시지 않은가! 어느 누구도 이런 상황에서 장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생명이 하나님 앞에 있는데 이렇게 데려가진 않겠다. 반드시 하나님이 남편을 깨우시고 구원하시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문뜩 떠오르는 것은 목사님이 해주신 말씀인데

    이 병은 죽을 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요” (요한복음 114)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은 내가 아나니 재앙이 아니라 곧 평안이요 너희 장래에 소망을 주려하는 생각이라”(예레미야 2911)

     

    아 하나님이 영광을 나타내시겠구나! 내가 보기엔 재앙같이 보이지만 평안이고 소망이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싱가포르에 계시는 안명혜 사모님이 장로님의 조카이셔서 미리 연락이 되어 선교사님이 병원에 계셨는데 같이 있던 직원분들과 저에게 말씀을 전해주시고 기도해 주셨다.

    신기한 것은 마치 계획하신 것처럼 많은 병원 중에 싱가포르교회 청년 형제님이 근무하는 병원에 왔고 작년 겨울 양천교회에서 3개월간 계시면서 한국어를 배워 한국말을 너무 잘하셔서 어려운 의학용어를 통역해 주셨다. 꼭 필요한 시기에 야간근무를 하셔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3일 동안 저체온치료로 의식은 없었지만 귀는 열려있다는 말에 틈틈이 복음을 전했고 목사님도 계속 오셔서 말씀을 전하시고 기도를 해 주셨다. 현지 사무실 직원 분들도 계속 오셨고 상무님이 통역해 주셔서 우리는 서로 마음이 가까워지는 시간이 되었다. 나의 연약함을 아시고 하나님이 돕는 사람들을 많이 붙여 주셔서 감사하고 힘이 되었고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길 수 있었다.

    근심과 걱정이 찾아와 어두운 생각에 잡힐 때마다 목사님, 사모님과 교제했고 교회 단톡방에 소식을 올리면서 기도 부탁을 드렸다. 멀리 있지만 가까이 있는 것만 같아 감사했다. 의사 분들은 여러 가지 심각한 후유장애를 이야기 했지만 그것이 마음에 문제가 되진 않았다.

     

    3일 후 12일 새벽 1시부터 체온을 37도까지 올리는데 하루가 조금 지난 저녁 730분쯤 정상체온이 되었을 때 마비약과 진정제 투여를 멈췄더니 몇 분도 채 안 되어서 의식이 돌아왔고 당황하고 놀라는 기색이었지만 나를 알아보고 상황설명을 듣고 난 후 안정이 되는 것 같았다.

    목과 코에 호스를 꽂고 있어 많이 불편해 했지만 안정을 위해 손을 묶어 둘 수밖에 없었다. 쓰러진 후 4일 만에 살아 난 것이다. 너무 기적 같고 감격스러워 남편을 끌어안고 엉엉 울었다.

     



    미국과 싱가포르와 한국직장 동료 분들, 싱가포르교회 여수교회형제자매님들 가족들의 기도로 마침내 하나님은 남편을 일으켜 주셨고 선교사님 복음 교제 후 택수야! 네 죄사함을 받았느니라 일어나 네 상을 들고 걸어가라는 말씀을 듣고 구원을 받았다. 두 아이가 링컨학교에 있어서 선생님의 도움으로 영상편지를 보내 남편이 아이들을 보고 눈시울을 적셨다. 일주일 정도 병원에 더 머무르면서 빠르게 회복되어 가슴에 제세동기를 삽입하는 수술 후 하루 만에 퇴원하고 토요일 밤 비행기로 한국에 왔다.

     

    인천공항에 일요일 아침 9시 도착해서 강남교회 박목사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남편과 직접통화를 하시고 교회에서 기다리겠다고 하셔서 우린 강남교회로 갔다. 이미 예배가 시작되어 남편과 나는 예배를 드리려고 앉았는데 처음으로 함께 예배를 드려 너무 감격스럽고 눈물이 났다. 예배 후 나는 바로 목사님께 달려갔다. 2층 집무실에서 많은 분들이 계셨지만 첫 번째로 목사님이 만나주시고 남편에게 안수해 주셨다.

    모든 것을 합력해서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이 형제님께 일하시고 은혜로 구원해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남은 삶을 이끌어 주실 줄 믿는 기도였다. 우리 가정에 말할 수 없는 은혜를 베푸시고 영광을 나타내시며 소망으로 이끌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가족들도 하나님이 살리셨다면서 생일이 두 번이라고 농담도 하시고 앞으로 교회 나가라고 권유해 주셨다. 모두의 기쁨이고 하나님께서 말씀대로 당신의 영광을 위하여 만방에 일하심을 나타내셨다. 지금은 형제님과 함께 온가족이 교회에 나가 예배를 드린다. 생각할수록 꿈만 같고 앞으로 삶도 교회 안에서 하나님이 일해주시고 이끌어 주실 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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